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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모든것이 되고 싶었다!

배우다보면 배우가 될줄 알았다

 

2003년
대학 1학년을 마치고
방송국에서 스태프로 보조출연으로 일했다

 


사극 보조출연 할때는
롱패딩 입고 일하는 스태프가 부러웠고
현대극 스태프 할때는
정장입고 대기시간이 긴
보조출연자가 부러웠다
의미없이 잠도 못자고 일하는 것 같아
불안한 때도 있었지만
계속 견디다보면
나에게도 기회라는 게 올 것만 같았다

그러던 어느날
KBS 재연물 주연인데 해보겠냐는 제의를 받고
미칠듯이 기뻤던 그날을 기억한다
아주 생생하게!!
드디어 올것이 왔구나^0^

 


가족 친구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아직 촬영 스케쥴도 안나왔는데;;

촬영날이 되어 촬영장소로 갔다
소품이라며 카메라폰을 주던 PD님
당시 카메라폰 초기 시절이라
1폴리 휴대폰을 쓰던 나는
16폴리 휴대폰만 봐도 부러웠다
그런데 카메라 달린 휴대폰이라니@&@



아무런 설명없이 지하철2호선을 타고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여기에 서있어라
저쪽에 앉아봐라
거기서 휴대폰 들여다봐라
카메라로 앞에 여성 찍어봐라
시키는대로 생각없이 촬영을 했다
그리고 나에게 사진을 찍힌 여성이 내리자
PD는 나에게도 내리라고 했다
그러더니 그 여성분에게 물어보란다

"저 혹시..제가 사진찍는거 눈치 채셨어요?"
"네? 저를 찍으셨다구요? 왜요?? 당장지우세요!!!"

나를 경멸하듯 바라보던 그 누님..
미안해요 몰랐어요ㅠㅠ

그렇다..
그 프로그램은 바로
추척 한시간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촬영을 마치고 2주 후
TV속 내모습을 보고
경악했다..

 


자랑은 했지만 방영일은
절대 입밖에 내지 않았거늘
친구 어머님께 전화가 왔다

"지금 방송에 나온게 너 아니니?"

왜 아니겠어요😭

휴대폰 몰카범죄 재연이었다

나레이션이 기가 막혔다
나는 쓰레기가 됐다

악마의 편집
방송은 믿을게 못된다는 말
정말 격하게 인정한다

하지만 범죄의 인지를 위해
이 한몸 희생한걸로 하고
조용히 묻어둔 채 살아왔다

그런데 이제 이런것조차 추억이 되어
웃으면서 기억할 수 있게 되었기에
17년전 유물을 살포시 꺼내어본다

기술의 발전이 범죄도 발전시키는
이상한 정비례관계
왜 나쁜 사람들이 늘어가는건지
너무 안타깝다..
선한 영향력이 더 강한 힘을 발휘하길 바라며..